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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꿈은 직업을 갖는 것입니까? -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대한 반응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1-08-19 조회수 673

당신의 꿈은 직업을 갖는 것입니까?

-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 대한 반응

 

손정훈

 

<상상과 현실>이라는 과목에서 학생들과 함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었던 적이 있다. 작품 속 미래 사회에서 인간은 엄격한 통제 속에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정해지며 그에 따르는 직업이 주어진다. 어릴 때부터 받은 수면교육을 통해 사람들은 전혀 불만을 가지지 않으며 대부분의 욕망은 그 즉시 충족된다. 간혹 감정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부작용이 없는 ‘소마’라는 약물을 복용함으로써 해결한다. ‘공유 균등 안정’을 이념으로 내세우는 미래 사회를 그린 <멋진 신세계>는 일반적으로 ‘기계 문명이 가져다줄 인간의 비극을 경고한 디스토피아적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의 반응은 좀 달랐다. 학생들에게 <작품 속 미래 사회에서 현재로 가져오고 싶은 것과 절대 가져오면 안 될 것>이라는 주제로 감상문을 쓰게 했는데, 절반가량의 학생들이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정해지고 직업이 정해지는 제도를 우리 사회로 도입하고 싶다고 적었다. 그러면 지금처럼 취업을 하기 위해 고민하고 고생하는 일은 없을 것 아니냐는 논리였다. 게다가 낮은 계급에 속한다 하더라도 일종의 세뇌 교육에 의해 애초부터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조금 더 나은 직장, 조금 더 나은 사회적 지위를 향해 부대끼며 경쟁해야하는 현실의 무게가 얼마나 버거웠으면 그랬을까 싶어 마음이 무거웠다. 또 버젓한 직장과 직업을 갖는 것을 인생(과 대학)의 최대 목표로 만들어버린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지식채널e>를 제작했던 김진혁PD의 칼럼에서 요즘 20대는 꿈과 직업을 동일시한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의 꿈을 물으면 ‘기자’라거나 ‘삼성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삶을 살고 싶다”는 아이에게 “그럼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 거야?”고 대뜸 묻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가라는 물음이었다.

 

직업을 선택하고 직장을 구하는 어려움이 학생들에게 꿈을 꿀 기회마저 포기하게 만든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직업과 직장을 곧 꿈으로 간주하는, 그래서 직업을 얻는 순간 꿈도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환멸로 이어질 수 있다. 꿈은 꿈대로 직업은 직업대로 소중한 것이지 같은 것은 아니다. 꿈과 직업은 목표와 이유가 다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둘의 조화를 통해 자아의 실현을 지향한다. 꿈이 꼭 직업과 일치할 필요는 없는 것이고, 그것이 또 가장 바람직한 삶도 아니다. 사실은 직업을 가지고 생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꿈은 다른 길을 통해 추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아닌가? 현실 속 우리의 삶은 내 꿈과 나의 생업 사이 어딘가에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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