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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전공자를 위하여

수학, 그 매혹적인 학문을 말하다
수학이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대는 사람이 많습니다. 두 분에게 수학이란 무엇인가요?배형옥 교수최수영 교수배형옥 교수

중•고교에서의 수학 교육이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고려하기보다는 점수를 잘 받기 위한 교육 위주이다 보니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지요. 저의 경우 고등학교 때 책상에 앉으면 수학책부터 폈습니다. 정신을 집중하기에 가장 좋았거든요. 수학의 매력이란 그런 겁니다. 논리와 체계를 그 어떤 것보다 간명하고 정교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지요.

 
맞습니다. 수학을 공부하면서 ‘이성의 극한’을 경험할 수 있지요. 수학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6차원, 8차원, 100차원을 상상하고 연구하면서 인간의 이성이 허락하는 안에서 그림을 그리고 분류를 하는 작업입니다. 수학은 또 그 자체로 완벽한 학문이에요. 어떤 공리 체계 안에서는 참과 거짓이 명백해요. 사회과학이나 인문학에서는 절대적인 진리가 존재할 수 없지만 수학은 명백한 참이 존재하고, 문제가 있으면 그 답이 반드시 있죠. 그렇다보니 대학원생이든 세계적인 석학이든 일정한 공리 체계를 따라가면 똑같은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명제 자체가 참인가 거짓인가가 중요하지, 그것을 연구하는 사람의 배경과 권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죠.
저는 수학이란 학문에는 세상의 이치가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자연현상은 물론이고 모든 사회현상에는 수학적 논리가 개입되어 있지요. 수학이란 도구를 이용하면 설명하지 못할 문제가 없다는 거예요. 심지어 모차르트의 음악에도 수학적 원리가 적용되었다고 하잖아요?
수학이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대는 사람이 많습니다. 두 분에게 수학이란 무엇인가요?최수영 교수배형옥 교수최수영 교수
교육과정으로서의 수학만을 본다면 문제 풀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학문으로 수학을 본다면 그러한 생각은 아주 큰 오해지요. 연구자 앞에 놓여 있는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 해결 과정에는 다른 연구자들의 도움이 필수적이지요. 다른 방식, 여러 방향에서의 접근이 필요하고 그 결과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게 학문으로서의 수학입니다.
‘페르마의 정리(Fermat Last Theorem)’가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겠네요. 17세기에 프랑스 수학자 페르마가 만든 방정식인데, 무려 350년 동안 수많은 수학자들이 그 해를 찾아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한 단계씩 풀어나가 마침내 1990년대 중반 와일즈 교수가 그 증명을 완성했다고 하죠. 당장은 나 혼자 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서로 주고받아야 완성되는 학문, 그것이 수학이지요.
그런 면에서 ‘수학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 수학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른 학자들과의 교류인데, 이 역시 서로 간의 소통을 통해 수학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혼자서는 절대 하지 못하는 학문이 수학입니다.
수학이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대는 사람이 많습니다. 두 분에게 수학이란 무엇인가요?최수영 교수배형옥 교수최수영 교수배형옥 교수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요령을 익히고 어느 정도 익숙해진다면 수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접한 아주대학교 학생들의 경우 수학이라는 교과목에 흥미를 보이는 학생은 많았어요. 하지만 남들이 모르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도전장을 던지는 학생의 수는 적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공계 학문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학부에서 보다 많이 수학과를 선택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할 때는 각자의 적성에 맞춰서 다양한 학과로 가는 겁니다. 이공계 학문에서 수학은 하나의 언어와 같아요. 깊은 학문을 하기 위한 도구로써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지요. 수학자로서 수학을 하는 게 아니라, 이공계 학문을 잘 하기 위해 수학을 한다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 거예요. 이렇게 중요하고도 쓰임이 많은 학문이 또 있을까요?
배 교수님 말씀이 맞아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게 본인의 전공과 상관없이 수학과 내의 전공과목 하나쯤은 들어보라는 거예요. 개설된 과목 중에 재미있어 보이는 수업을 들어두면 인생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외국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영어를 배우듯, 이공계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수학을 공부해야 합니다.
 
수학이 어렵다는 학생들에게는 이렇게 조언하고 싶어요. ‘연습만이 왕도’다. 물론 고등학교 때처럼 단순 문제 풀기를 반복하는 건 아니고요, 문제의 전후 맥락을 이해하는 연습을 하라는 겁니다. 그 문제가 왜 나왔고, 여기서 왜 이런 논리가 나오는가를 파악하면 어렵지 않아요.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수학은 논리거든요. 문제 풀이보다는 그 문제가 왜 나왔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앞뒤 맥락을 파악하면 의외로 쉬운 게 수학이란 학문인 거죠.
모든 학생들에게 수학 전공과목을 들으라고 하면 학생들이 너무 부담스러울 테니까 저는 기초수학이라도 필수과목으로 했으면 합니다. 수학 Ⅰ, Ⅱ와 미적분, 통계 정도라도 학생들이 들어주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수학을 하는 사람이 금융공학을 하는 것은 쉬워요. 하지만 금융공학 하는 사람이 수학을 하려면 어렵지요. 그래서 수학을 배워두라는 겁니다. 저는 ‘시작이 반’이라고 생각해요. 옛말에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 책이나 글을 백번 읽으면 그 뜻을 저절로 깨우쳐 알게 됨)’이란 말이 있는데, 수학이라고 다를 게 없어요. 제가 예전에 역함수 정리를 공부하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몇 페이지에 걸친 정리를 읽기만 했습니다. 그랬더니 13번째쯤 되니까 이해가 되더라고요. 어렵더라도 끈기를 갖고 공부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습니다. 끈기를 가지고 하다보면 한 단계 점프한 것이 느껴지면서 ‘아, 공부란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희열을 맛보게 되거든요.

 

요즘 ‘융합’에 대해 많이 이야기합니다. 학문 간 융합에 있어서의 수학의 역할, 그리고 수학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나요?최수영 교수배형옥 교수최수영 교수배형옥 교수최수영 교수배형옥 교수
아까 배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수학은 이공계 모든 학문의 기초입니다. 수학을 모르고 다른 학문을 한다면 끼워 맞추기 식 밖에 될 수가 없지요. 실제 기업들에서도 수학과 졸업생을 선호하고 있고 고등학생들의 수학과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다른 분야 올림피아드 수상 고교생들은 해당 분야보다는 의대로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수학 올림피아드 출신들은 대부분 수학과로 진학하는게 요즘 현상입니다.
다른 분야 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학부 때 수학을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며 후회하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보다 깊은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수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한계를 느낀다는 것이지요. 얼마 전에는 삼성전자 임원으로 근무하는 친구를 만났는데 수학 전공자를 추천해 달라고 하더군요. 공학계열 전공자를 직원으로 뽑으면 당장 활용할 수 있어 좋지만,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새로운 기술들에 적응하는 것은 수학 전공자가 유리하다는 설명이었어요.
수학은 인류가 생리적 욕구를 해결한 뒤 시작한 첫 학문입니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아주 크다고 봅니다. 한국 수학계의 미래도 밝습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수학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기 시작해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니까요. 입시 수학에만 한정되던 관심이 세계적인 수학자 육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박사를 해도 세계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봅니다.
수학만큼 다양한 학문의 기초가 되고, 응용되는 학문도 없는 것 같습니다. 쉬운 예로, 저만 해도 수학자인데도 금융공학을 연구하고 있잖아요. 요즘 관심을 모으는 비트코인이니 금융 파생상품이니 하는 것들의 원리를 파악하고 향후 전망을 할 때, 수학을 모르면 할 수가 없어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수학의 어떤 분야는 사라질 것이고, 또 어떤 분야는 새롭게 등장할 겁니다.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면서 진화하는 것이 바로 수학이지요.

 

동감입니다. 위상수학(현대 수학의 한 분야로 대상을 임의의 추상공간으로 확대해 위상적 방법을 병용해 다루는 수학)의 예를 들어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1960년대 위상수학의 위치는 위상수학자들이 필즈상(Fields Medal,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세계적 위상을 가진 상)을 반 이상 가져갈 정도로 대세를 이루었죠. 그 후 점점 위상수학 연구자들이 줄어들었다가 최근 다시 위상수학 내의 여러 분과, 그리고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조명 받고 있습니다. 태어나고 자라고 잠시 성장을 멈추다가 진화하는 거죠.

 

한국 수학계의 발전은 사실상 1990년대부터 본격화되었죠. 그 전에는 사실상 수학 연구를 위한 여건이 만들어지지 못했어요. 저만 해도 강의를 맡게 된 초반에는 한 학기에 5과목을 강의하면서 연구를 해야 했어요. 해외 학회에서 만난 다른 나라 연구자가 저더러 강의를 몇개 하냐고 묻기에 5개 한다고 했더니, 저더러 천재가 틀림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강의를 하면서 어떻게 연구까지 할 수 있겠냐는 뜻이었죠. 1990년대 초에는 한 해에 나오는 수학 관련 논문이 열 몇 편에 그쳤지만 지금은 350편 이상이 쏟아지고 있지요. 투자가 늘어나면서 경제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급격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수학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해 연구하고 있고, 또 그러한 연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후배들이 위대한 수학자가 될 수 있도록 그 밑거름이 되고 싶어요. 학문에 있어 전성기는 33살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우리 학생들은 학문을 하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뛰어들어봤으면 좋겠어요.

 

*출처: 아주대학교 사람들 2014년 신년호(http://www.ajou.ac.kr/webzine/no29/sub_02_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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