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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아주대학교 동계 사회과학대학 영국해외연수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3-07-02 조회수 13310

2013’ 아주대학교 동계 사회과학대학 영국해외연수

- 사회과학부 11학번 이현정

 

사회과학부 영국연수 프로그램은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다른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적용해보고, 자기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한 단기해외연수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크게 3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교환학생을 지원하기 전 짧은 기간이나마 해외의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지고 싶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중국을 다녀온 이후로 해외를 나간 적이 없어 외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교환학생 프로그램 지원 여부를 고민하던 중, 사회과학대에서 영국연수 프로그램을 주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20년 넘게 한국에서만 살아온 내가 짧은 기간이지만 다른 나라의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두 번째는 싼 가격에 좋은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학교에서 연수비용의 반을 지원 해주었는데, 유럽 내에서도 물가가 비싼 것으로 유명한 영국에서 150만원으로 불편하지 않은 숙박과 식사, 비싼 입장료의 유명 박물관과 유적지를 모두 가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세 번째로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또래들이 다함께 여행한다는 점이었다.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이 같이 여행하면 서로 관심사가 비슷할 것이기 때문에 같이 다니는 것이 더 편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또 우리 단체만의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체험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사회적 기업 방문, 옥스퍼드 사이언스 파크 등)도 있었다.

활동 내용(가시적으로 기술)은 날짜별로 정리해서 다음과 같다.

 

115

- 오후 110분 비행기로 인천공항에서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115일 오후 4시에 도착했다. 비행기에 타기 전까지만 해도 정말로 해외에 나가는 건지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11시간의 비행기 탑승과 런던의 공기가 내가 이제껏 지내왔던 곳과는 다른 장소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런던은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쯤에 위치하는 데도,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 오후 4시에도 밤하늘이 깜깜했다. 기내식을 두 번이나 먹어서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가이드 말씀에 의하면 배고파서 나중에 밤 12시가 되면 깬다고 현지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낫다고 해서 한식을 먹으러 갔다. 메뉴는 매운탕이었는데, 매운탕이 그냥 맑은 두부국 같아서 평소 매운탕을 좋아했던 나는 실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아니니까,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호텔에서 잠 못 드는 밤을 보냈다.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낯선 나라에 대한 두려움, 시차 적응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116

- 본격적인 영국 여행일정의 시작. 영국의 전통음식 중에서 제일 맛있다는 잉글리쉬 브랙퍼스트(삶은 콩, 구운 토마토, 베이컨과 튀긴 감자, )를 먹고, 맨 처음 갔던 곳은 왕의 사냥터였던 하이드 파크였다. 그곳에는 알버트 공의 동상이 있었는데, 빅토리아 여왕은 자신의 남편인 알버트 공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남편이 죽자 동상을 세우고 온통 금칠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동상의 네 모서리 부분에 각 대륙을 상징하는 동물들의 상을 세워 놓아 전 세계를 지배하는 영국의 모습을 나타내었다. 그 다음으로 버킹엄 궁전에 가서 근위병 교대식을 봤다. 겨울에는 격일로 진행 하는데다가 내부 사정이 있으면 교대식을 취소한다고 해서 볼 확률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이드 파크를 구경한 후 우연히 때와 시간이 맞아 교대식을 볼 수 있었다. 버킹엄 궁전 안의 길은 빨간 아스팔트로 덮여 있는데, 하늘에서 보면 왕실의 위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멋진 근위병 교대식을 보고 잘생긴 영국 경찰과 사진을 찍은 후, 국회의사당과 그 옆에 있는 웨스트민스턴 사원으로 갔다. 그 때도 시간이 맞아 12시에 울리는 빅밴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정치의 중심지인 그 곳은 너무나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은 영국 정치의 역사를 상징하는 듯 했다. 진정한 민주주의가 시작된 영국. 조금씩 점진적으로, 피 흘리지 않고 근대 민주정치로 바꾸어 나가는 모습은 우리나라가 본받아야하는 점인 것 같다. 웨스트민스턴 성당은 왕실의 행사(결혼식, 장례식 등)가 이루어지는 곳이며, 지금은 묘지 공간이 부족해서 왕실 사람들이나 영국을 널리 알린 사람들이 윈저성에 묻히지만 그전까지는 모두 이 성당에 묻혔다. 비록 묻히는 장소는 달라졌지만 장례식은 여기서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웨스트민스턴 성당에서 윌리엄 왕자가 결혼했을 땐 이 거리가, 온 영국이 축제의 장이었으리라.

이렇게 공식적인 16일의 일정을 마친 후 런던에서의 자유 시간을 가졌다. Pret a Manger라는 영국의 유명한 샌드위치 체인점 가게(유기농 재료와 당일 만든 샌드위치를 판매하며, 샌드위치 종류가 41가지가 넘는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에서 점심을 먹고 코벤트 가든으로 향했다. 하지만 길을 헤매서 결국 이 곳은 가지 못하고 옥스포드 스트리트와 리젠트 스트리트를 걸으며 아이쇼핑을 하고 기념품을 산 후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티켓을 예매했다. 옥스포드 스트리트는 영국 고유의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서긴 했지만 우리나라의 명동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그런데 리젠트 스트리트는 생겨난 기원-왕이 행차하는 길에 서민들의 못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건물을 높게 쌓았다고 한다. 지금도 냄새나는 농, 축산물을 판매하지 않는다-에 걸맞게 고급스러운 브랜드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었고, 거리가 들뜨지 않고 차분했다. 뮤지컬 티켓은 할인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26파운드로 꽤 비쌌다. 왜냐하면 4층 발코니 구석자리에서 관람했기 때문이다. 자리가 있었다면 돈을 더 주고서라도 더 좋은 자리에서 보았을 텐데 그 점이 좀 아쉽긴 해도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영국의 뮤지컬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한국에서 레 미제라블 영화를 보고 왔던 터라 뮤지컬을 보면서 비교하고 싶었지만, 모든 좌석이 매진되었다고 해서 오페라의 유령을 17일 저녁 7시 것으로 예매하였다. 유럽최대의 차이나 타운도 둘러보았는데, 싸고 다양한 음식들이 많았으며 그 거리만큼은 영국이 아닌 중국에 놀러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유시간의 끝 무렵에는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영국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와 그 뒤에 위치한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에 가서 고흐와 고갱 등 유명한 화가의 작품들을 감상하고, 왕실 초상화와 유명한 아티스트들의 초상화를 관람했다. 저녁은 영국의 전통식인 피쉬앤칩스를 먹었는데 우리나라의 생선까스와 비슷했다. 에피타이저로 카레맛과 토마토 맛이 나는 묽은 스프를 먹으니 삶은 당근과 완두콩, 빵가루를 입혀 튀긴 생선이 나왔다. 생선까스와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맛이 없었다. 영국에 오기 전에 알고 지내던 영국 사람에게 영국은 어떤 음식이 유명한 지 물어보았는데, 피쉬앤칩스 라는 것이 있지만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오히려 한국음식이 맛있는 게 훨씬 많다고 했다. 가이드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영국 사람들은 농업이 주산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음식문화가 덜 발달했고, 지금도 식당을 보면 스파게티 피자와 같은 유럽음식들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오죽하면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영국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잉글리쉬 브랙퍼스트라고 할 정도라고 하니 말이다. 이렇게 런던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다시 호텔로 돌아가 16일을 마무리 했다.

117

- 잉글리쉬 브랙퍼스트로 아침 식사를 한 후 영국박물관을 가서 이집트 유물과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중심으로 관람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영국박물관을 대영박물관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일본식 오역일 뿐 영국은 한번도 대영이라는 용어를 쓴 적이 없다고 한다. 박물관에는 너무나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이집트와 그리스 부분이 제일 유명하기 때문에 이 두 곳을 중점적으로 보았는데, 그래도 정해진 시간 안에 다 보지 못하고 나왔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어떻게 미라를 만들 생각을 했고, 만들 줄 알았을까? 그리스인들은 어떻게 황금비율을 알고 신전을 짓고 상을 조각했을까? 고대가 현대보다 과학과 예술이 더 뒤처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지금보다 더 뛰어났을 것 같다. 유치원생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많이 견학을 왔는데 미라를 보고 '너도 미라 무섭지?' '으 징그러워~' 등의 반응들이 너무나 귀여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아이들이 부러웠다. 영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점이 박물관이 엄청 많다는 것이었다. 지나가는 도시, 길목, 건물 곳곳에 기념관과 박물관이 넘쳐났다. 어쩌면 몇 백 년 전 건물을 조금씩 고쳐서 쓰는 영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박물관이라고 칭해도 될 것 같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것을 보려면 특정한 지역이나 장소에만 가야 볼 수 있었지만 영국은 그렇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태어나서 많은 문화재들을 어릴 때부터 손쉽게 접하고, 옛날 사람들의 생활상을 배울 수 있는 건 현재와 미래를 좀 더 지혜롭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영국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알게 된 사실은 영국이 비록 많은 문화재를 약탈했지만 문화재 발굴과 보존에 대한 막대한 비용을 모두 국가가 부담하고, 세계인들에게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삼성과 대한항공에서 영국박물관에 많은 지원을 하여 디스플레이시스템이 무척 잘 되어있었고 한국어로 된 팜플렛도 볼 수 있었다. 또 우리나라의 의식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한국관도 박물관 한 켠에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 알려진다는 점, 그리고 세계의 문화를 함께 보존하고 알리는 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러웠다. 한식으로 점심을 먹은 후, 영국의 사회적 기업을 여러 개 소유하고 있고 또 사회적 기업의 창업을 도와주는 레드오커 본사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때 내가 했던 질문은 사회적 기업이라고 하면 사회적인 기여를 함과 동시에 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사회적 기업의 기여와 이윤추구의 비율은 얼마나 되는지, 스타벅스 같은 경우에는 1퍼센트의 공정무역 커피를 쓰면서 자신들이 윤리적 기업이라고 홍보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사회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지 였다. 답변은 좀 실망스러웠는데, 아직까지 어떤 기준을 넘어야 사회적 기업이다, 라는 기준이 정해져있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스타벅스의 경우는 세금을 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영국 내에서 시선이 별로 좋지 않으며, 대도시를 벗어나면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기준을 정하기는 모호하지만, 사회적 기업이라는 타이틀로 자신을 홍보하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실제로 그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정도가 높았으면 좋겠다. 기업 탐방을 마친 후 세계의 시간이 시작되는 곳인 그리니치 천문대를 갔다. 천문대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하루가 처음 시작되는 의미 있는 장소에 올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 그리니치 천문대는 꽤 높은 곳에 있어서 해가 저물어 가는 런던 시가지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었는데, 강이 흐르고 잔디가 많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전원적이었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영국의 주산업인 금융업의 중심지인 CITY를 지나 차를 잠깐 세우고 런던브릿지와 타워브릿지에서 멋진 야경사진을 찍었다. 저녁은 영국인들이 주말에 먹는 음식인 저번 저녁과 비슷한 야채스프, 로스트비프, 감자였는데, 역시 맛은 그닥 없었다. 영국에서 우리나라의 치킨 집을 창업하게 된다면 꽤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을 잠깐 하였다. 그리고 16일 예매를 했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 갔다. 표를 보여주니 직원이 끝까지 쭉 올라가라고 해서 계속 계단을 올라갔더니 조그마한 문이 나왔다. 발코니 석이었다. 게다가 하루 종일 돌아다녔더니 너무 피곤해서 인터미션 후 2부 때는 조금씩 졸았다. 익숙한 멜로디와 줄거리라 보는 데 힘들진 않았지만 중간 중간 장면을 놓친 것이 아쉽고 아까웠다. 무대도 전체적으로 보이긴 했지만 사람들이랑 장치가 작게 보여 세세한 움직임과 표정을 관찰하기 힘들었다. 다음에 올 땐 꼭 다시 오페라의 유령을 좋은 좌석을 예매해서 보리라 결심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원데이 트래블 카드를 구매해서 지하철과 기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영국의 교통시설을 이용하면서, 우리나라 교통 시스템이 진짜 잘되어 있고 그에 비해 교통비가 싸다는 것을 느꼈다. 영국은 옛날에 마차가 다니는 길을 그대로 도로로 닦아 쓰고 있어서 우리나라 국도만한 폭이 고속도로이고, 일반 도로는 시골마을 길에 아스팔트 포장을 해놓은 것처럼 작아서 횡단보도의 개념이 없었다. 신호등이 있긴 하지만 사람들은 잘 지키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지하철은 광산업을 할 때 쓰던 터널을 개조한 것이라 고속도로 터널처럼 둥그렇고 지하철도 동그랗고 좁다.

원데이 트래블 카드는 8.7파운드 정도로 15000원 정도인데 카드를 한 번 구입하면 그날 하루 동안 그 카드를 사용해서 버스, 지하철, 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출근 시간인 아침 9시 반 이전에 끊으면 더 비싸다. 아무튼 런던 지하철을 타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지하철 안에서 어떤 흑인이 한 여자한테 시비를 걸면서 자기 뜻대로 안되니까 지하철 문을 발길질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우리 쪽을 지나가서 또 다른 여자한테 치근거렸는데 약을 한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 더군다나 우리랑 같은 환승역에서 내려서 같이 뮤지컬을 봤던 나와 친구들은 벌벌 떨었다. 다행히 어떤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보안요원이 있는 기차 칸으로 무사히 환승했는데, 그분의 말씀에 따르면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데 휴대폰이랑 소지품 잘 챙기라고 말씀해주셨다. 가이드 분께도 말씀드렸더니, 5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날 정도로 드문 일이라고 하셔서 영국의 치안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18

- 런던에서 옥스퍼드로 이동. 홍콩식 점심을 먹고 크라이스트처치와 여러 칼리지들을 구경했다. 원래 영국은 눈이 잘 내리지 않는데 전국적으로 눈이 내려서 이동하는 데 힘들었다. 가이드님 말로는 영국의 눈 내리는 풍경은 구경하기 정말 힘들다고, 10년 넘게 영국에서 살았는데도 처음 보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난 눈 내리는 영국의 풍경보다는 평소의 영국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눈 때문에 크라이스트처치의 내부 구경을 하지 못하고 입장료가 굳은 걸로 옥스퍼드 대학가의 한 유명한 펍을 가서 몸을 녹였다. 몰드와인이라는 따뜻한 와인을 마셨는데 술맛이 나지 않고 달콤해서 맛있었다.

옥스퍼드 대학은 여러 개의 칼리지가 존재하는 것이지 통틀어서 하나의 대학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옥스퍼드에 유학 갔다고 하면 어느 칼리지를 다니는 지 물어봐야 한다. 옥스퍼드 대학에 들어가기 전 영국의 실리콘밸리인 옥스퍼드 사이언스 파크에 가서 사이언스 파크가 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연구와 사업을 진행하는 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여기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런던이랑 가까우면서도 복잡하지 않고 전원적이고, 국가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하니 말이다. 아직 한국 기업은 없지만 많은 유명한 기업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저녁이 되어 옥스퍼드에서 어폰에이번이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 마을은 셰익스피어 하나로 먹고 사는 마을이라고 한다. 저녁은 호텔에서 부페를 먹었는데 이제껏 먹었던 음식들과 차원이 다르게 맛있었다. 각종 고기종류와 빵, 샐러드, 디저트까지 호화로운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나서 교수님과 15명의 학생들과 함께 펍에 가서 맥주를 마셨다. 나는 carling 이라는 맥주를 마셨는데 너무 배불러서 얼마 먹지는 못했지만 맛은 우리나라 맥주와 비슷했다. 그곳에서 교수님과, 같이 갔던 다른 동료들과 좀 더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119

- 셰익스피어와 그 일가친척들이 살았던 집과 셰익스피어 박물관을 관람했다. 셰익스피어가 정말 부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지고 있는 집도 몇 채가 넘었고 크기도 클뿐더러 아름답기까지 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몇몇 장면들이 조금씩 떠올랐다. 하지만 셰익스피어의 많은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서인지 셰익스피어에 대한 감흥보다는 스트라포드 어폰에이번 마을의 분위기와 풍경에 훨씬 매료되었다. 다양한 인종이 있고 가지각색의 일터가 존재하는 런던보다 영국 고유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것 같았다. 그 다음으로는 바스라는 지역으로 이동했다. 마치 로마에 온 것 같았다. 사실 그 당시 로마라는 도시가 어땠는지는 잘 모르지만, 사진으로 본 여러 로마 유적들의 분위기와 흡사했다. 목욕탕이 매우 오래전에 만들어졌는데도 지금까지 46도의 물이 콸콸 나온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 동네는 매우 작아서, 중심부를 기준으로 마을 끝과 25분 이내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로만 바스를 구경한 후 여기서 우리들은 또 자유시간을 가졌는데 Sally Lunn's House라는 샌드위치 가게에 갔다. 이곳은 100년 전 방식 그대로 빵을 굽는 빵집인데, 여기 오면 꼭 한 번 들러서 샌드위치를 맛보고 싶었다. 번이 유명한 듯 했고 번의 가격은 가격 다른 메뉴에 비해서 3파운드 정도로 저렴했다. 나는 베지터블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마요네즈가 많았긴 했지만 각종 구운 야채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너무나도 맛있었다.

빵도 담백해서 딱 내 입맛에 맞았다. 이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일부러 이곳까지 찾아왔는데, 샌드위치만 먹고 가기에는 좀 아쉬워서 근처에 서있던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다른 나라에서도 이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 많이 오는지 물어보고, 우리는 인터넷보고 여기를 찾아왔는데 너무 맛있다고 그랬더니 그 분께서 웃으시면서 친절하게 이 가게의 역사를 설명해주시고, 지하에 Sally Lunn 가게의 박물관이 있지만 눈이 와서 오늘은 개방을 안 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특별히 우리에게는 보여준다고 하셔서 같이 이 샌드위치 가게를 왔던 일행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 분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니 Sally가 어떻게 빵을 구웠는지 모형이 있었고 각종 홍보물들이 박물관의 한 코너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실 박물관이라고 말하기에는 매우 좁았고 모형 이외에는 딱히 볼 것이 없었지만 그 분이 베풀어주신 호의가 너무 감사해서 몇 번을 인사했다. 또 페이스북에 샌드위치 사진을 올리고 여기가 너무 좋아서 페이스북에 사진을 공유했다고 말했더니 우리 모두에게 번까지 공짜로 주셨다! 번이 상할까 전전긍긍하면서 한국까지 들고 돌아와 근처에 사시는 할머니와 고모께 그 맛을 보여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다. Sally Lunn의 번은 우리나라처럼 커피와 카라멜 시럽을 넣지 않아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웠다. 아무튼 기분 좋게 점심을 먹고 오만과 편견 작가인 제인오스틴 박물관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리모델링 관계로 문은 열지 않아서 아쉬웠다. 바스에서의 일정이 끝난 후 브리스톨에서의 하룻밤을 보냈다. 여기에 우리나라와 자매 결연을 맺은 브리스톨 대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로 교환학생을 오고 싶었다. 영국에 있는 동안 다시 영국에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아무튼 바스에서의 일정에서는 로만 바스보다는 Sally Lunn이 더 기억에 남았다. 물론 로만 바스에서 로마인들의 지혜에 감탄하긴 했지만 말이다.

120

- 스톤헨지에 도착했지만 눈으로 인해 스톤헨지 철조망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매우 미끄럽고 위험하다는 관계로 입장하지 못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칼리지에서도 그랬는데, 또 이런 일이 생기니까 눈이 너무 싫었다. 철조망 밖에서나마 스톤헨지를 보고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 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스톤헨지의 경이로움을 느낄 새도 없었고 빨리 차안으로 들어가고픈 마음뿐이었다. 영국에 오게 된다면 그땐 꼭 여름에 와서 스톤헨지를 보러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다음 일정인 솔즈베리 성당에서 성공회 미사를 구경하고 성당 식당에서 라자냐를 먹었다. 미사는 엄숙하고 성스러웠으며, 성당 식당도 마치 고급 레스토랑처럼 조용조용하고 분위기가 있었다. 천장이 유리로 되어있어 하늘을 찌를 듯한 성당의 높은 탑을 관찰할 수 있었다. 솔즈베리 성당에는 의회정치, 현대 민주주의의 시작을 의미하는 마그나카르타가 있었다. 4장 중에서 1장이 이 성당 안에 있었는데 보존상태가 매우 좋았다. 이것을 보면서 비교적 평화적이고 점진적으로 정치의 발전을 도모했던 영국이 다시 한 번 부러웠다. 솔즈베리를 뒤로하고 윈저성에 왔는데, 눈 때문에 또 문을 닫았다. 그래서 마지막 날 다시 오기로 하고 대신 이튼 지역과 그 곳에 있는 영국 귀족학교인 이튼스쿨, 탬즈강 상류를 구경했다. 이튼 지역은 일요일이라 학생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설명을 들어서 그런 지 지나가는 몇몇 학생들을 보니 귀티가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윈저 성과 이튼 사이에 있는 탬즈강 상류는 런던브릿지와 타워브릿지에서 보던 크고 거대한 강과 같은 강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전원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높은 지대가 아니어서 물이 콸콸 흐르는 것은 아니었고, 하류보다 강폭이 작은 정도였다. 강가에는 백조와 오리들이 많았는데, 왕실 소유이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했다. 여기서도 잠깐의 자유 시간을 가졌는데 너무 추워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실수로 물웅덩이를 밟아 신발은 젖고 손은 동상 때문에 고무장갑 마냥 빨갛게 퉁퉁 부어서 빨리 어디론가 들어가고 싶었다. 다행히 금방 저녁을 먹으러 식당 안에 들어갔고, 메뉴는 중국식이었다. 식사 후 첫날 묵었던 호텔에 돌아와 호텔 1층에 있는 펍에서 같이 온 사람들과 그동안의 일정을 정리하고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121

- 어제 못갔던 윈저성을 다시 갔다. 다행히 오늘은 눈이 오지 않아 윈저성이 관광객들에게 개방되었다. 공항검색대처럼 엑스레이 검사를 하고, 칼과 같은 위협적인 쇠붙이들을 들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윈저성은 정말 넓고 화려했다. 맨 먼저 엘리자베스 2세의 시대별 초상화가 걸려있는 방을 지났다. 그중에서 앤디워홀이 그린 초상화가 제일 멋졌다. 마릴린 먼로의 얼굴 4개를 각기 다른 색 배합을 사용해서 그린 것과 흡사했는데, 내 얼굴도 그렇게 그려서 내 방에 전시하고 싶었다. 그다음 본차이나라는 동물의 뼈로 갈아 만든 도자기(중국 도자기를 모방하기 위해 만들었던 영국산 도자기)가 전시된 방에 갔다. 멋들어지는 무늬를 새겼는데 정말 아름다워서 음식을 함부로 담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각종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방, 워터루 챔버, 여왕님 드로잉룸, 응접실, 드레스룸, 공작들의 가문 문양과 초상화가 있는 방(이름을 정확히 모르겠다. 각 가문을 상징하는 깃발이 걸려 있다가 그 사람이 죽으면 그 집안에 돌려준다고 했다. 그 대신에 깃발이 걸려있던 자리에 문양딱지를 붙인다고 한다.)을 구경했다.

내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윈저성->자연사박물관->공항 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런던에서의 지난 자유 시간 때 하지 못했던 것, 보지 못했던 것이 많았는지 트라팔가 광장에서 자유 시간을 또 가졌으면 해서 자연사 박물관 관람 대신 약 2시간 정도의 자유 시간을 가졌다. 자유 시간을 가지기 전 영국 수상들이 한 번씩은 방문했다는, 알버트 펍(빅토리아 여왕의 남편 이름을 따서 지은 펍으로, 일층은 펍이고 이층은 레스토랑이었다. 이층에는 빅토리아 여왕이 사용했던 냅킨이 액자에 걸려 전시되고 있었다)에서 양고기 립아이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꽤 괜찮았다. 2시간 남짓한 자유시간은 광장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 번 길을 잃어 들리지 못했던 코벤트 가든에 가긴 했지만 구경하는 둥 마는 둥이었고 리젠트 스트릿까지 뛰다시피 걸었다. 그렇게 런던 시가지를 뒤로하고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서 67일 동안 함께 보냈던 가이드 분과 너무나도 아쉬운 작별을 했다. 가이드님과 함께 여행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가이드님도 결국 눈물을 보이셨다. 한국에서 영국으로 갈 때는 11시간이 걸렸는데, 바람의 영향으로 한국에는 10시간 만에 도착했다. 영국으로 갈 때는 비행기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더니, 한국에 돌아올 때는 잠깐 자고 일어나니 도착한 것 같았다. 막상 시차적응하고 낯선 영국문화에 막 알아가려고 걸음마를 땔 준비를 할 때 쯤 떠나려니까 너무 아쉬웠다. 어쩌면 이번 여행의 특수성 때문에 더 즐거웠을지도 모르겠다. 배낭여행이었다면 매번 유명한 식당에서의 식사, 편안한 잠자리 이런 건 꿈도 못 꿨을 것 같다. , 같은 나이 또래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다 같이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가이드 분과도 많이 친해졌는데, 가이드 옆에 꼭 붙어 다니면서 어떻게 가이드가 되었는지, 영국에서 살게 되었는지, 힘든 점은 없었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가이드님 말처럼 젊음이 좋다고 꼭 해외로 나오는 것이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많이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여행을 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운 점은 동선이 효율적으로 짜져 있지 않았고, 기존의 제시했던 프로그램과 약간 달랐다는 것이었다. 동선 문제는 가이드 분께서 새로 짜주셔서 해결했지만, 영국 노동당 방문과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방문은 사라졌다. 영국의 정치와 경제를 가까이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해서 많은 기대를 했는데, 사정이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사라진 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국에서 잠깐 머무른 것 뿐 이지만 가이드님 말을 종합해 봤을 때, 원리원칙을 중요시하고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영국인들의 대체적인 성격이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영어만 계속 들으니까 여기서 조금만 더 머무르면 귀가 완전히 트일 것 같았다. 68일 동안의 짧지만 강렬했던 영국여행은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다가오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꼭 지원을 해서, 더 긴 시간동안 해외에 머물면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해보고 싶다. 연수에 참여하기 전 토익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그 전까지만 해도 높은 점수를 받아야겠다는 강한 동기가 없었지만 연수를 다녀온 후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 이전에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취업, 여행, 거주 등)만 생각했다면 외국에서 사는 한국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활동의 폭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었고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면서 우리나라의 문화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우리나라만의 강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우리 학교에서 진행하는 인터내셔널 프로그램이나 원어강의를 통해 외국학생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한국의 매력을 알리는 작은 외교관이 되리라 결심했다.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해주신 학교에 너무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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