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동기강화프로그램(아주러닝캠프)

- 산업공학과 11학번 김효진

저는 시험기간만 되면 우울해지고, 조급해져서 시험을 매번 망치게 되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번 그러한 경험으로 시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 상태였고, 다가오는 2013년 1학기도 그렇게 망쳐질까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저는 친한 친구가 같이 캠프를 가지 않겠냐며 전화로 제안을 하기에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캠프의 취지와 프로그램 일정이 제가 바라던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 같아, 주저 않고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첫 날, 내가 공부를 너무 못해서 이 캠프를 신청한 것은 아닐까?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캠프를 신청한 것일까?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첫 강의를 듣고 그런 우울한 생각들은 다 사라졌습니다. 배우고자 하는 의지와 목표의식을 갖추고 싶은 열망들이 모인 뜨거운 자리였습니다. 다들 쭈뼛쭈뼛하는 것 없이 나서서 열심히 참여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좋은 강의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강의를 들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던 시간은 ‘드림리스트 작성’ 시간 이였습니다. 다들 동심으로 돌아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 꼭 해야 할 것 등 이미 이루었거나 이루고 싶은 소망들을 담아 쓰고 조원들과 자신의 드림리스트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우주여행하기, 제주도 자전거로 일주하기, 인도배낭여행 2달간 다녀오기 등 그동안 생각해왔던 것을 적었습니다. 막연하게 하고 싶은 것들이었고 소박하기도 우습기도 한 것들이었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었던 것들이었습니다.

드림리스트를 쓸 때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튿날 집단상담 시간에 의견을 나누다 보니 그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적었던 드림리스트의 몇몇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하면 멋져 보일 것 같은 것, 남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할 것 같은 것들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깨달으면서 지금까지 내 학습태도, 생활태도에서의 문제점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남들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항상 칭찬을 받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또한 내가 잘하고 남들이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남들을 가르쳐주고 선망이 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내가 남들보다 잘하면 좋은 것이지만, 저는 그 기분, 그 분위기에 취하고 싶어서 저 자신을 속여 왔던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고, 그 상황을 피해버리고 다른 요인으로 문제를 돌려버렸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나쁜 공부습관, 말 고사 즈음이 되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조급해하고 우울해하다가 결국 공부를 못하게 되는 것 역시 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MLST검사와 집단 상담을 통해 저는 전형적인 ‘시험불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시험불안을 만든 건 저 자신 이였습니다. 뒤로 감추고 숨어버리는 것, 내가 질 것 같은 상대 앞에선 도망가 버리는 것이 제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사실은 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던 것을 꽁꽁 숨기기만 하느라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모르는 사람들, 나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많은 사람들,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제 문제점을 털어 내버리고 나니 해결을 찾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솔직해지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날, 내가 생각했던 드림리스트를 발표하는 날에, 제 드림리스트는 더 소박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2년 이상 만나보기, 1년동안 일기 쓰기, 다음 학기 두 과목 이상 청강하기. 이렇게 말입니다.

내가 못하는 것을 인정하고 질문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존심 세우지 않고 부딪히는 것. 그것이 제가 다음 학기를 마주하는 자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