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학부생, 행복할 학부생, 그리고 행복을 나누고픈 학부생

- 응용화학생명공학부 07학번 원진혁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 행복을 학부생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겠다며 ‘행복한 학부생 만들기’라는 제목으로 지난 해 10월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어떻게 행복한 학부생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궁금해서 사전 설명회에 참석해 들어보았다. 프로그램 내용은 국제개발협력, TRIZ, 적정기술 등에 대해 교육받고 그것들을 활용해 해외봉사활동을 가는 것이었다. 행복한 학부생 만들기라는 제목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평소에 국제개발협력이나 적정기술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지라 나에게 걸맞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하여 참여하게 되었다.

▲행복한 학부생 만들기 프로그램 1차 모임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우리는 전체 팀명을 HUA(Happy Undergraduate of Ajou university)라고 정하고 편의상 HUA활동이라고 불렀다. 학기 중이라 여러 학생들이 평일에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서 교육은 주로 매주 토요일마다 4시간씩 진행되었다. 외부 전문가들을 섭외해서 국제개발협력,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적정기술, TRIZ(창의적 문제해결 및 혁신 방법론) 등에 대해 꾸준히 교육을 받았고 틈 나는대로 다함께 해외봉사활동 내용도 하나씩 기획해 나갔다. 학기 중이라 학업도 병행하면서 매주 토요일을 헌납해 교육받는 것도 모자라 TRIZ 자격증을 받기 위한 팀 프로젝트까지 수행해야했고, 백지 상태의 해외봉사활동 내용을 대부분 학생들의 주도로 기획해서 채워나가야 했기에 그 과정이 때론 귀찮고 힘들어서 오히려 불행한 학부생 만들기 프로그램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프로그램이 끝날 때는 행복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열심히 참여했다.

▲적정기술 교육 및 TRIZ 팀 프로젝트

3개월간의 교육 및 준비 기간을 거쳐 드디어 1월에 2주일 동안 캄보디아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우리는 현지 마을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현지의 여러 문제에 TRIZ를 적용해보기도 하였고 집 짓기, 마을 주거환경 개선, 학교 수리, 문화교류 등의 노력봉사활동과 태양광 램프보급 사업, 정수 필터 설치, 주방용 화덕 제작, 리어카 제작 및 보급 등의 적정기술 활동도 진행했다. 그렇게 정신없는 3개월의 준비 기간과 체력적으로 힘들고 고된 2주일의 봉사활동까지 모두 마치고 해단식을 끝으로 약 4개월 간의 공식적인 HUA활동이 막을 내렸다.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날 & 마을 아이들의 모습

행복한 학부생 만들기 프로그램은 나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첫 번째로 진로와 인생에 대한 고민에 도움을 주고 꿈을 키워 주었다. 예전에 적정기술에 대해 처음 알게 된 후로 적정기술을 목표로 진로를 정해볼까 하는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 활동을 통해 적정기술은 확실히 이제 나의 목표가 아니라 하나의 수단이자 가치관으로 자리잡았고, 적정기술 봉사활동을 하면서 행복해하고 고마워하는 캄보디아 사람들을 보며 공공의 이익과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가치관을 갖고 다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엔지니어라는 꿈을 갖게 되었다.

두 번째로 혼자였다면 따기 힘들었을 TRIZ 국제 2수준 인증을 받게 되었다. TRIZ를 배우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 열매인 TRIZ 자격증은 앞으로의 진로에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꼭 자격증 때문만이 아니라 TRIZ라는 매우 유용한 지식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앞으로도 꾸준히 TRIZ에 대해서 공부해 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