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KOREA 트랙

- 기계공학과 05학번 김원식

지난 2012년 하반기, 취업에 실패하고 2013년 2월 예정이었던 졸업을 8월로 연기한 후 취업을 위해 다가오는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영어공부, 취업스터디, 자격증 공부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하던 중 학부사무실에서 방학 중 자동차특화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으로 중소기업 인턴 프로그램을 실시한다는 정보를 듣게 되었다. 사회, 특히 회사라는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고 적응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취업 전에 회사생활을 미리 경험하는 것이 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였고, 다른 공부들 보다 4주라는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지원을 하게 되었다.

자동차특화 현장실습은 기계공학부 사무실에서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할 수 있도록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들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방학 중에는 총 15명의 학생들이 6개의 기업들로 흩어져 각각 실습을 받게 되었다. 내가 실습을 받은 곳은 ADM21이라는 기업으로 주로 와이퍼를 제작하는 업체였다. 사실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직원들로부터 들은 바로는 국내 와이퍼관련 타 업체들은 경쟁업체로 보지 않는 국내 최고의 와이퍼 업체이다. ADM21의 와이퍼 중 절반 이상은 ADM21이 아닌 다른 기업의 이름으로 팔린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하청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TV에서 유명 연예인이 광고하는 불OO의 와이퍼도 사실은 ADM21에서 완성품으로 출고되는 제품이었다. 하지만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ADM21에서 대학생 현장실습생을 받아 교육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교육이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았고, 우리가 ADM21에서 실습을 받는 기간이 마침 ADM21이 바쁜 시기 중 하나였기 때문에 4주라는 시간 중 실제로 교육을 받은 것은 채 2주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2주 동안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먼저 전공과 관려하여 프레스, 금형, 열처리, 도장 등 이론적으로만 배웠던 것들을 실제로 보고 자세한 설명을 들음으로서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전공과 무관하게 회사에서 업무가 진행되는 프로세스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구매 프로세스, 영업 프로세스, 생산 프로세스, 품질 프로세스, 설계 프로세스 등 짧은 기간 동안 모두를 제대로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취업 후에 내가 담당하게 될 업무가 무엇이든 도움이 될 지식들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애초에 현장실습에 지원한 이유였던, 회사생활을 미리 경험한다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 물론 실습생이라는 위치에서 실제로 업무를 담당하지도 않았고 직원들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실습에 임했던 부분이 있지만, 취업 후에 내게 주어질 새로운 환경에 대하여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졸업 후 와이퍼와 관련된 직업을 갖게 될 확률은 낮겠지만, ADM21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앞에서 말 한 대로 ADM21에 대학생 인턴 실습생을 위한 교육체계가 체계적으로 구성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가 ADM21에서 인턴 실습을 받는 기간이 ADM21이 가장 바쁜 기간 중 하나였기 때문에 직원분들이 우리의 교육보다는 자신들의 업무에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다만 혹시라도 다음 기회에 우리 학교 후배들이 ADM21을 다시 찾게 된다면 더 나은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