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라는 특성상 저는 교육봉사를 다른 교과친구들과는 다르게 고등학교 보건실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보건실로 나가다 보니 ‘다른 친구들처럼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 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훗날 내가 보건교사가 되었을 때 근무하게 될 공간에 대해 더 밀착되어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교육봉사를 나가기 전에는 보건실을 ‘다른 선생님들과 분리되어 있는 독립적인 공간’으로 생각했었고, 보건선생님의 업무는 ‘다친 학생들의 응급처처나 아픈 학생들을 돌봐주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봉사를 나간 첫 날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건실에서 보건선생님의 업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아픈 학생들이 왔을 때 돌봐주는 일 외에도 다양한 업무가 많았습니다. 다양한 서류업무와 여러 보건관련 교육에 대한 안내문 만들기, 진로교육(간호학과 동아리 운영)등 학생 때는 알지 못 했던 보건 외의 업무에 대해 교육봉사를 통해 관찰하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실습 전 보건실의 위치가 교무실처럼 다른 선생님들과 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공간에 혼자 분리되어 있다 보니, 혼자서 있는 시간이 많아 이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 한다면 버티기 힘들 수 있다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교육봉사로 학생 때는 몰랐던 보건선생님의 업무에 대해 알게 된 후에는 학생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한다면 학교에서 누구보다도 시간이 부족할 것 같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건실에 찾아오는 학생들 대다수가 진짜 아픈 학생들보다도 생리통으로 조퇴를 하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생리통으로 아프다는 학생들은 대게 화장을 곱게 하고 있었고, 아프지 않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보건선생님께서는 조퇴증을 모두 끊어주셨습니다. 여학생들의 경우, 생리통은 학교에서 인정해주어 생리나 결석을 하더라도 공결처리가 되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에 보건 선생님께서는 정말 생리를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라 확인할 수도 없고, 단지 한 달이라는 기간을 보고 기간만 확인이 된다면 해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셨습니다. 이런 고민을 듣고, 같이 생각해보고 대안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었고, 이런 점에서 간호학과 학생이라면 보건실로 봉사를 나오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건실로 봉사를 나가더라도 저 같은 경우에는 보건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간호학과 동아리에 한 시간정도 제가 쓸 수 있겠냐고 양해를 구하고, 그 시간에 간호학과에 대해 궁금한 점 같은 걸 알려주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보건실로 교육봉사를 갔다고 해서 보건실에만 있지 말고, 선생님께서 먼저 하라고 하지 않으셔도 먼저 이런 활동 해보고 싶은데 해봐도 되냐고 먼저 다가간다면 오히려 다른 곳보다도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결과적으로 일반 교과 선생님들과 다르게 보건 선생님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해보게 되었고, 학생 때는 알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보건실로 봉사나간 것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실습과 다르게 대상자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학교라는 곳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초점을 두고 나가게 된다면 더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