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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과정게시판_선배가 후배에게 게시글의 상세 화면
2009 충북 합격수기 (충북)
작성자 윤민호 등록일 2010-05-28 조회수 4506
교직이수자분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나에게 합격의 기쁨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모든 것이 그저 주의 은혜이기 때문에 이런 글을 써달라는 부탁에 당황스러웠고, 좀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하루하루 그 분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살 수 없었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저는 사범대를 졸업했지만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막연한 꿈으로 살아가던 사람입니다. 초수 때는 그저 과락을 넘은 것만으로 기뻐했던 철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재수까지 실패했을 때는 정말 좌절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았으면서 왜 그렇게 붙을 거라고 믿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내가 붙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주님의 말씀도 너무 분명했기 때문에 떨어졌을 때의 좌절감도 훨씬 컸습니다. 그러나 더 힘들었던 것은 부모님께서 무너지시는 것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합격발표가 나고 집에 내려갔는데 너무나 힘들어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정말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말씀에 순종해서 삼수 생활을 서울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동안 부천에 있는 이모님 댁에서 지냈습니다. 2월 11일에 올라가서 짐을 정리하고 어머니를 보내고 혼자 방에 앉아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지방 학생의 수도권 상경기는 눈물로 시작됐습니다. 2월 한 달은 수도권에 적응하는 달이었습니다. 특별히 공부를 하지는 않고 새로운 교회를 찾아 적응하고, 정보처리기사 실기 시험을 준비하면서 보냈습니다. 2007년에 실기를 한 번 떨어진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매일매일 정해진 시간 동안 정보처리기사 실기 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문과라서 숫자에 약하거든요. 몰아서 공부하는 것으로는 붙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 꾸준히 했습니다. 정보처리기사 실기시험이 3월인가 4월에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합격 소식을 들었습니다. 역시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좋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시간이었죠.

본격적인 공부는 3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초수, 재수 때는 교육학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공부 안 해도 12~13점 정도 나오는 것을 보며 ‘나는 천재야!’라고 생각하던 어리석은 사람이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에 다니던 교회의 오빠의 추천을 따라 탁영진 교육학을 듣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임고생인 저에게 주신 복의 시작이었습니다. 
처음에 교육학을 들을 때는 힘들었습니다. 구조화된 지식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을 알아듣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기본 이론 강의와 HERI-PM 강의를 들으면서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그래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하나씩 하나씩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전공 공부 안하고 교육학만 하려고 하는 부작용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테마기출 문제집과 강의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나눠주시는 읽기표에 따라서 교재를 읽어가려고 노력은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루 분량이 꽤 많아서 하루만 밀려도 따라잡을 수 없게 되거든요. 그래도 나름대로 교재를 꼼꼼하게 읽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기본 교재는 처음부터 끝까지 두 번, 테마기출도 약 두 번을 보았습니다. 강의 들은 것까지 합하면 4번 이상은 읽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읽을 때마다 모르고 지나친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좌절(?)한 적도 있어요. 교재의 구성이 매우 알차고 특히 날개 부분에 있는 것들이 새로운 지식을 구성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읽고 강의 듣고 하다 보니 나중에는 무슨 내용이 어디 있는지 다 알고 쪽수도 외우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비단 저뿐 아니라 함께 공부했던 분들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리고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스터디에 참여하게 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수준이 너무 높으셔서 긴장하고 힘들고 그랬었는데, 나중에는 공부하면서 쌓인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심화 내용을 다루고 문제를 출제하고 풀면서 공부도 되었지만, 정말 좋은 분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스터디 시간만 되면 웃느라고 정신이 없었어요. 웃으니까 스트레스도 풀리고 좋았죠. 그리고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해서 힘을 많이 얻었답니다. 
다른 분들은 노량진의 여러 교수님이 제공하시는 무료 모의고사도 보고 하셨다는데 저는 그냥 교수님만 따라갔어요. 그렇게만 해도 다 소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실제 임용 교육학 문제를 풀 때 수월했습니다. 탁 교수님은 문제가 길어지고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하시고 항상 그렇게 문제를 내셨기 때문에 길다란 문제를 보고도 당황하지 않았어요. 1시간동안 검토를 두세 번 정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점수는 16.5점이었는데, 잘 본 점수는 아니라서 좀 그렇지만..^-^  그래도 교육학을 평소에 열심히 해 놓았기 때문에 3차 면접 때 수월했답니다. 면접 질문이 잘 모르는 것이라 해도 교육학에서 배웠던 내용을 기억해서 말하면 근사한 답이 되거든요. 교육학이 20점 혹은 30점이라고 소홀히 하지 마시고 3차까지 같이 준비한다고 생각하시면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전공에 대해서는 더욱 할 말이 없습니다. 3월부터 공부를 하긴 했는데 3차를 보는 순간까지도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요령도 있고 계획도 있고 하시지만 저는 그런 쪽으로는 정말 아니거든요. 그냥 무작정 열심히 하는 유형이라서요. 
전공은 희소에서 듣지 않아서 좀 죄송하지만-_- 백ㅇㅇ 전공 국어를 띄엄띄엄 들었어요. 교육과정과 문법, 문학의 상위 아이디어들을 제공하는 강의에요. 그리고 세부적인 내용은 혼자 해! 이런 분이시라 장의존적인 학습유형을 가지신 분이라면 추천하지 않는 강의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장독립적인가? 라고 물으신다면 전 철저한 장의존적 학습자라고 대답하겠습니다. 당연히 많이 힘들었겠죠. 그래도 스스로 찾아서 하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며 위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도움이 되었던 것은 ‘이론서’를 많이 읽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보통 임용고사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학원 강사님이 제공하시는 서적만 읽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방향을 달리한 시험문제가 나올 때 당황하거나 틀린 답을 적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론서를 읽게 되면 전이가가 높다고 해야 할까요? 기본 아이디어를 알고 있기 때문에 방향이 달라진다 해도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2차와 3차를 준비하는 데에도 이론서가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임고를 준비하면서 이론서를 읽는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저는 그 부담을 떨쳐가며 읽었습니다. 저에게는 좋은 방법이었는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자신의 방법을 찾아서 공부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전공 스터디는 3차 때만 했어요. 전공 스터디가 저에게 별로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어요. 스터디 스케줄에 끌려가다보면 정작 나의 공부를 못하게 되는 것을 경험했거든요. 이것도 자신에게 맞을 때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자율학습은 희소고시학원에서 제공하는 무료 독서실에서 했어요.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제게는 정말 소중한 곳이었습니다. 첫차타고 나와서 노량진에 도착해 독서실에 자리를 잡고 큐티를 한 후에 공부하고.. 계속 반복되는 일상이었고 공부한 시간보다 자는 시간이 더 많게 느껴질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합격에 있어서 저의 공로는 하나도 없지만 딱 하나 내세울 것이 있다면 네 시간씩 자고 부천 고강동에서 첫차 타고 노량진으로 출근했다는 것입니다. 

삼수 생활을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저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자존감도 많이 떨어졌고 부모님과 이모님의 억압과 구박(?)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거의 조울증 증세를 보이기도 했고 슬럼프도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겪었습니다. 또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저를 얽어매고 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은 끊임없이 믿으라고 하셨어요.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믿으라고, 눈을 들어 하나님을 보라고 그러셨죠.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런 저를 안타깝게 여기신 하나님은 좋은 사람들을 많이 붙여주셨습니다. 
탁영진 교수님, 스터디 선생님들, 같이 공부하던 분들, 부천의 교회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까지.. 만날 아프고 울고 짜증내고 하는 저를 다 받아주고 격려해주며 응원해주던 분들이었습니다. 특히 lop114@hanmail.net으로 보내던 자기주도적 메일은 날마다 쓰러지는 저를 다잡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신경써주시고 기도해주시는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다보면 내일은 더 열심히 살아야지, 내일은 더 열심히 공부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거든요. 또 다른 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보면서 자극도 받았고요. 메일을 보내면 교수님이 여러 자료들과 문제들을 보내주시는데 그것을 착실히 풀면 모의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장학금도 받게 된답니다. 임용고사를 준비하면서 혼자 공부하지 마시고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격려하면서 공부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써달라고 하셔서 쓰기는 했지만.. 다시 읽어도 부끄럽습니다. 왜냐하면 합격에 있어 저의 공로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있다면 ‘이게 뭐야, 나는 공부 방법을 알고 싶었는데, 얘는 특별할 것도 없잖아!’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정말로 그렇습니다. 저는 요령 없이 무작정 공부하는 유형입니다. 저는 아직도 제가 왜 붙었는지 잘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붙여주셨음이 너무나 분명할 뿐입니다. 요령 없는 제게 탁 교수님을 보내주셔서 교육학을 기억하고 암기할 수 있게 해 주셨고, 이론서들을 읽게 하셔서 적용력을 기를 수 있게 하셨습니다.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셔서 끝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수도권에서의 1년을 통해 저는 이끄시는 하나님을 더욱 알게 되었고, 중·고등학생들을 향한 사랑과 열정을 더욱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처음 삼수를 시작할 때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돌아보면 제게 필요한 시간이었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올 한 해, 임용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께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힘내세요! 

출처: 희소고시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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