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실습을 나가서 담당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은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기대만큼 배우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까 기대만큼 해내지 못하거나 배우지 못했다고 속상해하거나 실망하지 마라. 알게 모르게 이미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다.” 였다. 교생실습에 큰 부담감을 안고 시작한 나에게는 어쩌면 힘이 될 수도, 원망스러운 말이 될 수도 있는 말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저 말을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는 점이다. 몇 번의 수업을 거치며 조금씩 배워가고 내려놓으려고 하면 실습 기간이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의 운영 방식, 대입 방칙, 학생들과의 관계 등 알게 모르게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프랑스어를 처음 배울 때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이해도나 진도를 알기가 어려웠다. 개인적인 경험만을 토대로 수업을 계획하면 학생들의 능력에 비해 너무 수준이 높고 양이 많은 수업을 계획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프랑스어는 학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능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과목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의 관심도가 많이 낮은 상태였다. 개인적인 생각과 학생들의 능력 간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같은 내용이어도 담당 교과 선생님 수업에 최대한 많이 참관하여 수업하는 방식과 진도, 수업의 양을 관찰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수업 계획을 짤 수 있었고 자신의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 현장 실습은 코로나 시대 속에서 진행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 교육 현장에서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블렌디드 교육이다. 대면과 비대면이 섞인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교사는 더 다양한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실습 기간 동안 대면 수업은 2번이 있었고 4번의 비대면 수업을 준비했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확진자가 나와 대면 수업 날에 비대면으로 수업을 다시 준비해야 했었다.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학생들의 반응과 수업 성취도이다. 참관할 때 수업을 집중하여 잘 듣고 반응도 좋았던 반이 비대면 수업 때는 참여를 거의 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수업에서 활발한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학생들의 반응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수업을 진행하며 기대한만큼 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며 어쩌면 비대면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보다는 학생들이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후에는 반응이 좋지 않아도 학생들의 이해도를 우선으로 확인하여 수업을 빠르고 원활하게 진행하였다. 이 방법이 좋은 방법인가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환경이 다른 만큼 수업 방식과 목적을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실습 기간 중에 담당 교과 선생님의 모습을 참고하여 수업 진행 방식을 만들었지만 수업 밖에서 학생들을 대할 때는 학창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을 가장 많이 참고하였다. 고등학교 학생들은 이미 대부분의 성장이 이루어진 상태로 자신들이 너무 아이들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학생들을 대할 때는 최대한 가르치거나 내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를 위해 이야기를 할 시간이 생길 때마다 많은 질문을 던져서 학생들이 생각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교생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 수도 있지만 이 교사상을 이후 교사가 되었을 때까지 유지하여 학생들을 그저 학생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